<인왕산의 가을이 오다>, 74.5×48.0cm, 한지에 수묵담채, 2017

인왕산은 산 전체가 화강암으로 되어 있고 돔 형태로 암반이 노출된 것이 특징이다. 인왕산에는 타포니가 발달한 토르가 많다.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는 1751년에 제작된 그림으로 국보 제216호이다. 적묵법을 사용하여 바위 봉우리를 한여름의 비에 흠뻑 젖은 모습으로 표현한 천하의 명작이다. 그림의 구도는 상단 주봉을 중심으로 좌우 날개를 펼치듯이 주봉 왼편의 범바위부터 오른편 기차바위까지 화면을 가득 채운 수평구도이다. 실경과 비교해볼 때, 축경법(縮景法)으로 좌우를 압축하여 주봉과 산경이 더욱 가까워져 보이게 처리했다. 바위 봉우리의 표현법은 북종화법인 절파풍의 부벽준법을 자가 스타일로 익혀낸 개성적인 화법이다. 산등성이는 듬성한 중간 먹으로 피마준법이나 태점(苔點) 같은 남종산수화풍을 써서 적묵법과 적절히 조화시켰다.

이 그림은 겸재 정선이 바라본 시점에 가까이 가서 살펴보고 그렸다. 북촌 전망대에서 바라본 인왕산 바위는 둥글둥글하고 매끈하게 보였다. 화강암의 쪼개진 부분을 선으로 표현하고 늦은 가을 나무들의 모습은 점으로 표현하여 대비감을 주었다. 듬직하고 튼튼해 보이는 암산이 마치 우리나라를 그렇게 지켜주는 것처럼 보였다. 멀리 보이는 산과 동네 사이에 공간을 주어 산의 기상을 더 높여 주고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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